서울 근교의 숨겨진 보석 같은 거리, ‘식사동 구제거리’. 이곳은 고양시의 조용한 동네에 자리 잡고 있지만, 빈티지 감성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꽤 유명한 장소다. 특히 여름 시즌이 되면 더위를 피해 얇고 시원한 ‘쿨룩’ 아이템을 찾는 이들이 몰려들며, 거리 전체가 작은 패션 페어처럼 활기를 띤다. 지금부터 식사동 구제거리에서 발견한 여름 구제패션의 매력과 스타일링 팁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려고 한다.
쿨룩의 정석, 구제에서 찾는 여름 감성
여름은 그 어느 계절보다도 스타일링에 한계가 있는 계절이다. 얇고 가벼운 옷만 찾게 되니 자칫하면 스타일이 밋밋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식사동 구제거리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다양한 국가에서 수입된 빈티지 제품들, 그리고 각 매장마다 독특하게 큐레이팅된 여름 아이템들이 그 해답이다. 거리의 초입에 위치한 ‘빈티지마켓 M’에서는 90년대 일본 수입 반팔 셔츠들이 눈에 띄었다. 과감한 패턴, 독특한 색상은 물론이고 린넨 소재가 주는 시원한 느낌까지, 더운 여름에도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쿨룩 아이템들로 가득했다. 셔츠 하나만 걸쳐도 멋이 살아나는 그런 옷들이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날로그샵’이라는 곳이 있다. 이곳은 미국 밀리터리 셔츠와 유럽 빈티지 반팔티가 주를 이루는데, 특히 브루클린 로고가 박힌 크롭티는 여름철 바지 위에 가볍게 걸치기만 해도 너무 멋졌다. 이렇게 ‘식사동 구제거리’에서는 여름용 구제 아이템이 단순히 ‘싸고 낡은 옷’이 아닌, 스타일을 완성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이곳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희소성’이다. 같은 제품을 다른 사람과 겹칠 걱정이 거의 없다. 남들이 입지 않은 나만의 여름 스타일을 연출하고 싶다면, 쿨룩 아이템을 구제에서 찾는 것도 분명 좋은 선택이다.
데일리룩으로도 손색없는 구제 코디법
식사동 구제거리에서 구한 아이템들은 단순히 유니크한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데일리룩’ 아이템들도 많다. 구제 패션이 처음인 사람들, 혹은 너무 튀는 스타일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예를 들어, ‘빈티지 1984’라는 가게에서는 고급진 베이지색 치노 팬츠와 심플한 화이트티를 함께 진열해두고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베이직하면서도 은은한 멋이 나는 조합이었다. 이게 바로 구제가 주는 클래식한 매력이다. 여기에 캔버스 소재의 토트백이나 뉴트럴한 컬러의 스니커즈를 매치하면, 편안하면서도 감도 있는 여름 데일리룩이 완성된다. 또 다른 팁은 ‘소재 선택’이다. 여름 구제 아이템은 린넨, 레이온, 얇은 데님처럼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구성된 것이 많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무리 없이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빈폴 빈티지’라는 소형 샵에선 얇은 데님 오버롤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화이트 슬리브리스와 함께 코디하니 보기만 해도 시원한 느낌이 났다. 구제 아이템은 조합이 중요하다. 상의와 하의 모두 과하게 빈티지하면 자칫 ‘코스프레’처럼 보일 수 있다. 따라서 무난한 아이템에 포인트 하나만 구제로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면, 일반적인 반팔티에 독특한 프린트의 빈티지 셔츠를 걸치거나, 심플한 룩에 오버사이즈 반바지를 매치하는 식이다.
여름 스타일링 팁, 구제 아이템으로 완성하기
식사동 구제거리에서 쇼핑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름 스타일링 감각이 트이기 시작한다. 특히 구제는 ‘의도적이지 않지만 스타일리시한’ 룩을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엔 구제 아이템을 어떻게 스타일링하면 좋을지 몇 가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상하 균형을 맞추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오버핏 셔츠를 선택했다면, 하의는 슬림하게 가야 한다. 반대로 와이드 팬츠를 골랐다면, 상의는 크롭이나 베이직 핏으로 맞춰야 한다. 실제로 ‘빈티지27’이라는 샵에서 본 한 고객은, 네이비 와이드 슬랙스에 민소매 립탑을 매치하고 그 위에 얇은 아우터를 걸쳐 완벽한 여름 스타일링을 보여줬다. 둘째, 악세서리를 적극 활용하자. 빈티지 가게에는 옷뿐 아니라 다양한 가방, 모자, 선글라스도 준비되어 있다. 특히 여름에는 버킷햇이나 캡모자, 린넨 소재 에코백이 데일리룩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 여름 구제패션은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소품 하나로 훨씬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셋째, 톤온톤 코디를 활용하자. 구제 아이템은 워싱이나 색감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아이템을 함께 매치할 때 ‘톤온톤’으로 맞추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훨씬 조화롭다. 특히 베이지, 카키, 아이보리, 네이비 같은 색상은 여름철 시원해 보이면서도 구제 특유의 빈티지한 매력을 잘 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구제는 결국 ‘나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최고의 방식이다. 남들과 다른 여름 패션을 시도해 보고 싶다면, 식사동 구제거리에서 하나씩 아이템을 골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타일리시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식사동 구제거리는 단순한 쇼핑 장소가 아니다. 여름 패션을 새롭게 시도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놀이터 같은 곳이다. 쿨룩부터 데일리룩, 그리고 스타일링 팁까지 구제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 여름 꼭 한 번 식사동을 찾아보길 추천한다. 당신만의 멋진 여름 패션, 식사동 구제거리에서 시작해 보자!